단상/일상

2023.05.06 생각이 많았던 하루

Chris Jeon 2023. 5. 7. 13:20

 

 

날씨가 확 좋아졌다. 날씨가 계속 좋으면 사막 된다는 스페인 속담이 있다고 하지만 날씨가 좋으면 기분이 따라 좋아지는 것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은 기분이 그저 그렇다. 이젠 강퍅한 글 쓰기 싫어 진다. 그냥 아름답고 감성적인 글 쓰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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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도심 Mall 앞을 걸어가는데, 한인들 30명 정도 모여 있고, "겨레의 늠름한 아들로 태어나~" 신나는 군가 들리길래 무엇인가 하고 봤더니, '윤석열 퇴진' 시위 중.

주최측은 고국 정부로 부터 지원 받는 조직이다.

플래카드 몇개 걸렸는데 모두 한글. 모인 사람들은 그냥 화난 표정으로 서있고,

조금 있다가 어디선가 한 사람이 배낭에 태극기 꽂고 나타나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시위대와 그 태극기 꽂고 나타난 사람이 육두문자 교환하며 싸우고,

지나가던 local people들이 놀란 듯한 표정으로 힐끔거리며 지나가고,

나는 누군가가 내가 한인인 줄 알아 차릴까 봐 고개 돌리고 빨리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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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성당에서 세라핌 유스 앙상블 연주회 있었다.

Youth 들이 평소 갈고 닦았던 실력 발휘하고 어른들이 격려해 주는 장소.

그런데 참석자들이 대부분 youth들의 학부모들뿐이다.

‘청소년들이 우리의 미래다’ 라던 나이 드신 분들은 다 어딜 갔나?

그러니 성당 실내 색깔이 하얗지. 백발들만 모였으니.

 

아래로 부터의 변화는 참 드문 경우다.

하다하다 안되자 폭발하는 혁명이 그 예.

대부분 위로부터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리더라고 자처하는 분들의 깊은 고민의 흔적이 잘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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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너는 뭐하누?

글만 쓰고 있으면 되나?

글쎄?

나도 무기력한 그들 중 한 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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