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악의 평범성 1

Chris Jeon 2023. 3. 27. 11:39

 

 

 

이야기 들을 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자료를 찾아보기 전에 내 경험상 3분 이내일 것 같다. Speech 훈련할 때 긴 Speech라 할지라도 3분을 기준으로 연습한다. 그러나 대부분 3분을 넘긴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 통하는 격언이 있다. ‘Speech 잘하는 3S 방법; Stand up, Speak up, Shut up.

 

강론 듣는 시간에는 반쯤 졸고 있을 경우가 많다. 3분이 훨씬 지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방법을 찾는다. 전체 내용 중 귀에 솔깃한 것 한가지만 가져가자. 비록 돈 내고 듣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 온 것 본전은 찾아야지. 내 시간도 돈이다.

 

오늘 말씀 중 ‘악의 평범성’이란 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죄는 특별한 경우에 짓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중에 짓게 된다는 것이다. 그냥 생각하고, 듣고, 행하는 가운데서 악이 잉태된다는 것이 point다. 즉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앞에 중요한 형용사가 빠졌기 때문이다.

 

생각하되 ‘곰곰이’ 생각하고, 듣되 ‘귀담아’ 듣고 행하되 ‘가려서’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음으로써 범하는 잘못이 많다. 떠오르는 대로 생각하고, 바른말 할 때도 귀담아듣지 않으면서 자기 생각대로 무심코 하는 일이 잘못될 경우가 많다.

 

선(善)이란 것이 철학자나 현인들만 아는 개념은 아니다. 누군가가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적혀 있는 대로만 살아도 성인군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면 곰곰이 생각하고, 귀담아듣고, 가려서 행동하면 내가 짓는 죄는 확실히 줄어들 것 같다.

 

늦은 저녁인데 배가 출출하다. 뽀글뽀글 라면에 소주 한잔이면 잠이 잘 올 것 같다. 다시 생각한다. 저녁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식탐은 이 나이에 보기 흉하고 몸에도 안 좋다. 내 옆에서 바른 소리 잘하는 사람의 의견도 같다. 그래서 먹는 대신 글을 쓰기로 한다. 곰곰이 생각하고 귀담아듣고 가려서 행동하니 내가 오늘 참 우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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