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몸과 마음의 나이

Chris Jeon 2023. 3. 10. 01:40

 

 

약국가면 약이 즐비하다. Auto Shop에는 온갖 종류의 부속품과 약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람이나 차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고장 난다.

그래도 대충 60세 이전에는 큰 고장 드물게 나는 것이 인간의 몸이니 고급 차 보다는 훨씬 잘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

 

신체적인 나이와 마음의 나이가 엇박자 나서 문제가 생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제 개그로, ‘몸은 김정구 마음은 박남정’.

 

일리 있는 생각인 것 같다. 신체는 분명 노쇠해지고 있는데 마음은 한창 때를 향하고 있으니 간혹 무리하기도 하고 주책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그런데 실제로 마음의 나이가 신체의 나이보다 늦게 늙을까?

 

마음이란 것이 뇌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보면 결국 뇌도 신체의 일부인데 마음이 몸보다 늦게 늙는다는 것은 확실치 않다. 결국 마음도 몸과 같이 늙어 가는데 내가 직접 볼 수 없으니 못 느끼는 것이 아닐까?

 

나 보다 나이 드신 분들을 볼 때 마음이 몸보다 매우 젊다는 느낌을 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지는 않다. 나보다 젊은 사람들이 나를 볼 때 역시 그럴 것이리라. 그래서 “마음은 박남정인데…” 란 말에서 ‘마음’의 의미는 내가 바라는 희망, Wish 같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나의 마음, 즉 생각, 사고력, 이해력… 모든 것이 내 몸과 같이 늙어 간다.

결국 내 몸과 마음의 나이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몸과 같이 늙어 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병도 내가 자각해야 약을 쓰든 수술을 하든 고칠 수 있는데, 내 마음을 수리하고 보강해야 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니 세간에 즐비하게 나와 있는 마음의 노화를 늦추는 방법들이 남의 일 같아 보인다.

 

얼굴 주름 펴기 위해 영양 크림 바르는 것 보다 굳어지는 내 마음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찾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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