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면 외롭고 함께면 괴롭다.” 오래전 어느 강연에서 들은 기억이 있는데 딱 와 닿아서 아직도 기억된다. 아니, 내 심정을 꿰뚫어 본 것 같아 섬찟하다.
내가 보기에 나는 좀 소극적인 사람이다. 여러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남이 보기에 그저 얌전하고 성실한 것처럼 보이는 타입이다.
그런데 어찌하다 보니 인생 황금기를 남 앞에 서는 일을 많이 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타입이든 아니든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고, 실제로 내 맘에 안드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부대끼며 살아온 것 같다.
은퇴해서 일을 놓으니 그간 내 앞에서 왔다 갔다 하던 사람이들이 다 사라졌다. 내 천성이 어쨌든 주위가 북적대다가 홀연 조용하니 뭔가 귀에서 쨍~하는 소리가 들릴 듯한 적막함이 엄습해 온다.
새로운 사람을 찾고 만나고 알고 싶어진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제 각각이다. 네모도 있고 별 모양으로 뾰족한 사람도 있다. 나는 둥근 모양인데 부딪치면 찔린다. 찔리면 아플 것 같아 피해 버린다. 먹고 살자고 찔려도 안 아픈 체할 이유가 없어진 때문이다.
두터운 인맥이나 풍부한 인간 관계가 곧 나의 성공적 삶의 수준으로 생각하며 내게 맞는 사람을 찾아 동분서주 전심전력하는 분들도 많다.
맞는 말이고 참 훌륭한 노력이다. 하지만 까탈스러운 내 성격에 딱 맞는 사람 찾기가 그리 쉬울까? 그렇다고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성품으로 내가 지금 바뀌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고.
더 많이 가지기 보다는 가진 것을 덜어내며 살아야 할 때인데, 혼자 되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내 곁에서 참고 같이 있어줄 그런 사람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다행이고…
그래서 다시 생각한다.
“함께라도 좋고 혼자라도 괜찮고” 다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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