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올해 마지막 캠핑

Chris Jeon 2022. 11. 25. 12:00

사진도 일기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집에서 200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서 캠핑하고 왔다.

Silent Lake. 집 근처도 별로 시끄러운 곳은 아니지만 더 조용한 곳을 찾는 습관이 있다.

 

 

지난 여름에 다녀온 곳인데 이곳은 첫눈이 조금 더 많이 내린 모양이다.

호수는 아직 얼지 않았지만 카누는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통상 봄 ~가을 캠핑은 텐트치고 하거나 차박하지만 겨울이라 문명의 이기를 좀 이용하기로 했다. 캠핑장에 있는 캐빈을 어렵게 예약하고 가보니 꽤 근사하다. 한번 맛들이면 텐트속에서 자는 불편함이 앞으로 더 크게 느껴질 것 같다. 나는 자연인이 되기는 어려운 모양.

 

 

주 전공 살려야지. 인근에 있는 15km 길이의 Lake Shore Trail 걷는다. 큰 호숫가를 빙 돌아 나오는 코스인데, 겨울철이라 이름에 걸맞게 아주 조용하다. 눈 평펑 내리면 환상적일 것 같은데 날씨가 너무 좋다.

 

 

 

트레일에는 눈이 5~10Cm 정도 깊이로 쌓여 있다. 가벼운 아이젠 신으면 걷기 딱 좋은 적설량이다. 얕은 늪지대나 개울은 얼고 큰 호수는 부분적으로 얼었다. 꽁꽁 얼면 차도 들어갈 수 있겠다. 얼음 낚시 생각난다.

 

 

 

트레일 헤더로 진입해서 출구로 나오기까지 딱 한사람 만났다. 그것도 출구 아주 가까운 곳에 산책하러 나온 사람. 인간의 소리, 문명의 소리와는 완전 단절된 그야말로 ‘조용한 호수’다. 마음에 들어서 사이드 트레일 한 곳 더 돌아 얼추 19km 채웠다.

 

 

 

돌아오니 오른편 무릎이 조금 아프다. 힘은 남는데 기계가 못 받쳐주는 모양이다. 내구년한이 다되어 가는가 보다. 샤워하고 불멍 좀 하다가 춥길래 안으로 들어와서 맥주 한잔 쭉~하니 행복하다. 참고로 간에게 휴식을 주는 1달 간식월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이후 한달에 4회만 음주하기로 딸과 약속했다.  피차 어기면 500불 벌금 내기로. 딸도 애비 닮아서 술 좋아한다. 오늘 한잔했으니 이제 12월 중순까지 3회 더 술 마실 기회가 있다.  참~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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