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에 첫눈이 내렸다.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첫눈임을 인정하는 기준이 있다고는 하지만
내 눈으로 부실부실 내리는 눈을 보았기에 내게는 첫눈이 맞다.
무엇이든 ‘첫’ 이라는 것은 설렘을 준다.
‘첫눈’ ‘첫사랑’, ‘첫출근’ …
그럼 ‘첫죽음’은?
설레지도 않지만 용어 자체가 어색하다.
‘첫’이란 단어를 썼지만 사실은 처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전부터 겨울이 시작되면 눈이 내렸고, 사랑이란 의미도 이미 알고 있었다.
익숙했던 것 다시 보니 반갑고, 말로만 듣던 것 내가 해보니 좋더라.
이번 겨울만 눈 오고 다음부터는 눈이 안온다면?
사랑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면?
설레는 느낌이 달라질 것 같다.
결국 내게 익숙한 것이고,
이번이 처음이지만 다시 내게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니까
‘첫’이란 의미가 설렘을 주는구나.
죽어 본 사람 없으니 죽음을 모르고,
삶과 죽음이 돈다는 것 확신하지 못하니
첫 죽음이 설레지 않듯이.
하기야 내가 내년에 다시 첫눈 본다는 보장도 없지.
그래도 내 마음이 설레는 것을 보면,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이 꽤 큰 모양이다.
2022년.11월 중순
첫눈 내린 모습 사진에 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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