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낙서

낙서 13 : 어렵게 푼다, 할 일이 없나?

Chris Jeon 2022. 3. 31. 19:59

 

 

 

<#1 조기 기상>

이른 새벽 잠 깨다. 어제 잠자리에 일찍 들었으니 당연한 결과지. 그렇네…

그러나, 비몽사몽간에 무슨 생각이 난 것 같다. 그 넘이 날 깨웠나? 흐려지기 전에 적어 두자. 그래야 증거가 남지.

 

<#2 Bob Ross>

그림 그리는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Bob Ross 아저씨가 생각난다. 덥수룩한 수염에 소매 걷은 셔츠를 입고 쓱싹쓱싹 그림을 무지 빨리 그리는데 완성된 그림, 주로 풍경화, 을 보면 실물을 보는 것 같이 정교하다. 그분이 그리면서 자주 했던 말은, “참 쉬워요.”

 

<#3 경험>

회사 관리 부서에서 오래 근무했다. 돈 많이 쓰는 부서다. 따라서 부서장의 재량도 크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면 문제 생기니 감사라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의심스러운 일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들여다 본다.

“저녁에 술 많이 드시던데, 그 돈 어디서 났소?”

“이 건은 이러저러한 목적으로 회사 돈 썼고, 지출 품의서와 영수증은 여기 있소.”

“이 건은 내가 기분이 적적하여 내 돈 내고 먹었소. 경리부서에 혹시 청구된 사례 있는지 찾아보쇼.” 없음.

 

<#4 영부인 옷>

대통령 부인께서 해 입으신 옷 값 처리 건이 요즘 한국 주요 일간지에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투표권이 없는 나로서는 남의 나라일이지만 일 처리하는 방식이 나의 사고방식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 또 오지랖을 펼쳐본다.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특활비란 것이 있는 모양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을 것이다.

 

<#4-1 특활비로 옷을 샀다면>

“영부인의 공식 활동에 걸맞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비교적 고가여서 내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돼서 대통령 업무 연장으로 보고 특활비 처리했소. 그러나 세금으로 산 것이니 임기 끝나면 반납하겠소. 다음 영부인이 받아서 입든, 보관하든, 도네이션 하든 마음대로 처리하시오.”

 

<#4-2 사비로 샀다면>

“영수증 여깃소. 내 통장에서 빠져나간 기록도 있고”

“다소 고가라서 사치스럽다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에 조금 무리했습니다. 더구나 내 사랑하는 아내가 원하는 것이니 내가 감당할 수 있으면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하하”

 

<#5 남의 일이 아니다>

전에는 사실 다른 나라에서 전쟁해도 남의 일 같았다. 하지만 요즘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천정 부지로 치솟는 기름 값, 곧 식량난이 다가온다는데, 눈 속에 파 묻힌 자를 보니 내 아들 딸 생각이 난다.

투표권 없지만 한국에는 아직 내 가족들이 살고 있다. 어딜가나 잘 모르는 사람은 “Are you Korean?” 하고 묻는다.

 

<#6 할 일이 태산일 텐데…>

내가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리더 되시는 분들 처리해야할 일이 태산일 것이다. 그 중에는 시기를 놓치면 제갈공명도 어쩔 수 없는 시급한 현안들도 많다. 그런데 한 여인의 옷값에 유력 주간지의 헤드라인을 수주간 내 줄 수 있는 여유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의아하다.

 

<#7 나는 할 일이 적다>

소시민인 나는 은퇴했고, 이후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보람되게 살 수 있을까 라는 행복에 겨운 생각을 하며 산다. 그러니 이런 오지랖도 떨 수 있다. 하지만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나라에서 리더라는 중책을 맡고 계시는 분들은 나랑 좀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주절주절 말 많이 했네. 더하면 꼰대 소리 들을까 싶어 이만 줄인다. 대신 댓글 창은 열어 둘 작정이다. 다른 생각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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