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자연

천의무봉(天衣無縫)

Chris Jeon 2021. 8. 28. 01:06

 요즘 봄 하늘이 참 맑고 깨끗하다. 천의무봉이란, 시문(詩文) 등이 일부러 꾸민 데 없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우면서 완전하거나, 사물이 완전무결함을 이르는 말이다. 나는 천의무봉이란 사자성어에서 간섭 받지 않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재봉한 자국이 없는 그냥 그대로의 하늘 옷의 아름다움을, 여러 조각을 덧대 만든 인간의 옷이 흉내 낼 수 있을까?

 

 TV 토론장에 나온 연사가 Covid19 사태를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재난으로 설명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과연 1년에 1번 이상씩 해외 여행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던 것이 기억된다. 지금까지 내 생각에 해외 여행은 좋은 것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어 있었다. 견문을 넓히고 관광산업도 활성화된다 등등의 나름대로 논리적인 이유 뒷면에 숨어 있었던,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자연의 괴로움은 간과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항공기가 태워버리는 엄청난 량의 에너지, 깊숙한 밀림속까지 닿는 인간의 발자국에 괴로워하는 동식물. 문자 그대로 거리두기가 필요한 자연과 문명의 경계가 무너짐으로써 괴로워진 자연의 반격이 시작된 것은 아닐까? 내일이면 쓰레기가 될 것을 오늘 열심히 생산하는 것이 현대 문명이라는 독설은 조금 지나치다고 해도 끝없는 인간의 욕심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이 경고를 줄 때 이를 자각하고 겸손해지지 않으면 언젠가 그 보이지 않는 손이 인류 문명 파멸이라는 마지막 채찍을 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

 

 자연보호는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이라는 명언을 되새기며 이제 인간의 욕심을 조금 거두자. 지금까지 당연한 것처럼 행해오던 고도 성장을 자제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한여름 폭염을, 인간을 아직 예뻐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주신 백신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조만간 그 손은 영속해야 하는 자연을 위해 50만살짜리 애송이 인간을 내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가져야할 것이다

2020.4.25

맑은 봄 하늘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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