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에 오래된 재봉틀이 있다. 아내의 사랑하는 골동품이자 생활 도구다. 어느 날 작동이 멈췄다. 더 이상 재봉질이 안된다. 수명을 다한 것인가? “그래 할 만큼 했어.” “이젠 버려도 아깝지 않아.” 아내가 같은 말을 내 앞을 왔다갔다하며 계속 반복한다. 당신이 좀 고쳐보라는 압력으로 느껴진다. 불 켜고 자세히 들여다 본다. 실이 박히지 않으니 분명 북실 문제인 것 같다. 북실이 들어 있는 부분의 커버를 떼어내고 들여다보니 부속품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게 붙잡아 두는 arm이 두개 보인다. 별 생각없이 그 팔 2개를 열어 젖히니, 아뿔싸, 생선 배가르면 내장 튀어 나오듯 각가지 부속품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조립 순서 기억할 새가 없이 벌어진 일이다. 난감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또 염장 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