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개념 혼동 사회

Chris Jeon 2021. 9. 22. 11:06

 

 ‘일이나 어떤 사물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  개념(Concept)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 우리는 많은 경우 개념을 혼동하며 살고 있다.

 

 뷔페 식당에서 아이가 통로를 마구 뛰어다니고 있다. 접시를 들고 음식을 고르던 손님들이 불편해 한다. 아이의 부모는 그런 모습을 대견한듯 바라보고 있다. “아이는 기를 살려서 키워야 해.” ‘기를 살리는 것’과 ‘버르장머리 없음’의 개념 혼동이다.

 

 나는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만 일을 추진하는 리더도 있다.  ‘주관’과 ‘아집’, 자부심’과 ‘교만’의 혼동이 섞여 있다.

 

 이와 같이 개념을 혼동함으로써 생기는 개인적, 사회적 손실이 크다. 예의 바르게 자라야 할 아이가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가 되고 나중에 커서 사회의 룰을 망치고 헤집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집과 교만으로 가득 찬 리더가 국가를 이끌면 임기내 나라가 망가지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가 살아 가면서 꼭 필요한 개념의 정립은 국어학자나 철학자가 하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일반인의 상식적 판단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복잡한 식당 통로를 뛰어다니는 아이를 말려야 하는가 아니면 격려해야 하는가’ 라는 상식문제 질문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려야 한다’를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

 

 무엇이 그들을 비상식적인 시민으로 만들었을까?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과연 그것이 비상식적인 행동인 줄 모르고 할까? 아니면 짐짓 모른 척할까? 혹은 사고 체계가 필요에 따라 비상식을 상식으로 바꾸어 처리하게끔 잘못 프로그래밍 된 것인가? 나로서는 확신이서는 답을 내릴 수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이 통용되는 사회라면 그런 행동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의 없는 아이를 그냥 두고 보는 사람이 많으면 그런 행동이 많아지고 그러한 행동은 당연하게 보여질 수도 있다. 아집과 교만으로 가득한 리더에 대한 추종자가 많으면 그 리더는 기고만장하게 되고 그를 롤모델로 삼는 자도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다수가 소리를 내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가랑비에 바짓단 젖듯이 비상식적인 행동이 묵인되고 통용되는 사회는 언젠가는 비상식적인 사회가 되고 만다. 당장 엮여 들기 싫어서, 그러다가 그만 두겠지, 말릴 사람이 가만 있는데, 생각은 사람마다 달라, 그럴 수도 있지 뭐, 한사람 잘못한다고 세상이 망하나… 이러한 생각을 하며 뒤에서 팔짱 끼고 침묵하는 사람들은 ‘신중’과 ‘비겁’, ‘대범’과 ‘방관’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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