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약속

Chris Jeon 2024. 12. 24. 20:54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지탱하는 근간은 약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크게는 신과 인간의 약속, 법과 규범 그리고 예절 역시 암묵적이나마 지키겠다는 일종의 약속이다.

이러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사회는 삐걱댄다. 심하면 무너질 수도 있다.

 

종이로 된 돈을 가져가면 적혀진 액수만큼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가정하면 끔찍하다.

 

이렇듯 상대가 있는 약속도 있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도 있다.

“훌륭한 어린이가 될거야”와 같은 귀여운 약속도 있고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껏 지켜지지 않는 “영어 공부 열심히 해야지”와 같은 스스로의 약속이다.

 

내가 나에게 한 약속은 상대가 있는 약속보다 구속력이 약하다.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고 그래서 나온 말이 ‘작심삼일’ 이다.

 

진정한 책임감은 남이 보거나 말거나 내가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게 약속한 것이니 다른 사람에게 공언하지 않은 이상 누가 알 수도 없고 그래서 지키지 않아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내가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의 무게를 더 무겁게 느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

 

이제 새해가 다가오니’ New Year's resolution’을 생각한다. 새로운 해에는 뭔가 좀 달라져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올해는 새해 결심 하는 것을 망설일 것 같다. 사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분명 짧을 것 같은데 매번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되풀이 하는 것은 조금 민망하다.

 

올 연말에는 아예 조용히 있거나 아니면 내년에는 분명 이룰 수 있는 쉬운 새해 결심을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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