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죽음의 선택

Chris Jeon 2024. 7. 17. 06:12

 

 

 

아직 죽는 시기는 내 맘대로 할 수 없지만 죽는 방법은 내가 고를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

안락사, 존엄사, 조력사, 연명치료 중단…

단어 별 정의가 헷갈린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니 전문가들 조차도 명확한 개념 정립이 아직 덜되어 있어서 문제라는 지적이 많음을 보고 놀란다. 하기야 근자에 대두되는 이슈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나도 잘 모르는 용어를 사용하기는 좀 거북해서 여러 전문가들이 이야기한 내용을 나름 정리해 봤다.

 

●안락사

 -  임종 시기에 임박하여 극심한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편안한 죽음을 맞게 해준다는 포괄적인 용어

 -  치사량의 주사를 놓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야기하는 직접적인 행동

 ☞ 두가지 의미가 혼용되어 사용 중

 

 -  안락사는 시술 방식에 따라 2가지로 나뉨

1.적극적 안락사: 불치나 난치병에 시달리는 환자에 대하여 고통 없이 생을 마감해주기 위하여 약물이 직접  주입되게 하여 숨지게 하는 방식

2.소극적 안락사: 환자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해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

☞소극적 안락사는 일반적으로 ‘연명치료 중단’으로 알려져 있고 한국도 2018.2.4 부터 시행

 

  - 적극적 안락사도 2가지로 나뉨

  1.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직접 투약하는 경우

  2. 의사가 치사량의 약물을 처방만 하고 환자가 약물을 직접 복용하거나 투약하는 경우

    ☞두번째의 경우 의사 조력사 혹은 의사조력자살로 불림

       미국에서는 대체적으로 의사조력자살을 존엄사로 칭함

 

이렇게 정리해 놓고 이제 내 처지를 생각해 본다.

때가 오고 있으니 나는 어떤 방법을 택할지 정해두는 것이 맞겠다.

물론 9988234가 좋겠지만 어디 그게 내 맘대로 되나.

이성이 작동할 때는 인간으로서 위엄을 잃지 않은 상태로 죽고 싶다.

하지만 내가 막상 죽음과 맞닥뜨린다면 달라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누구나 거친다는 죽음에 이르는 5단계.

부정-분노-협상-우울-수용

혹자는 본인은 바로 수용의 단계로 갈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인지한 후 위 5단계를거친다고 한다.

그래서 평소 자기최면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죽음을 직면하면 살려는 본능보다는 위엄을 먼저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연명치료 중단 의향서를 작성해 놓고, 가족들에게도 신신 당부해 두고, 가능한 자주 위엄을 잃어버리지 않은 상태로 떠나는 모습을 머리속에 각인해 두는 것.

 

올해는 유난히 비가 자주 온다.

아침에 집 앞 driveway에 나가 봤더니 어저께 풀 뽑았는데 보도블록 좁은 틈새에 어느새 잡초들이 삐죽삐죽 돋아나 있다.

확 뽑으려고 하다가 마음 바꿔 하루 더 살려 두기로 하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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