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가장 빠른 새 2

Chris Jeon 2024. 7. 3. 07:10

 

 

같은 거리라면 탁 트진 신작로와 굽이굽이 이어지는 오솔길 걷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을까?

내 경험상 오솔길 걸을 때 힘이 덜 든다.

 

휘어져 끝이 안보이니 앞길이 궁금하다.

굽이마다 다른 풍경이 나오니 새롭다.

신호등이 없어 가거나 서거나 내 맘이다.

 

대신 두려울 수는 있다.

저 앞 모퉁이에 산적이 있으면 어쩌나?

잘 닦여지지 않은 길이니 돌부리에 채일 수도 있고.

시끌벅적한 곳에 길들여진 사람은 외로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택할 수만 있으면 오솔길을 걷는다.

뻔한 것 보다는 ‘아리송’이 낫다.

종착역을 모른채 ‘어느새’를 타고 가는 내가

덜 슬픈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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