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쇼 묘비
‘눈 깜짝할 새’
눈 한번 깜빡하는 시간은 보통 0.2~0.3초라고 한다.
그 보다 더 빠른 새가 있다.
‘어느새’
마음의 시간은 인간이 만든 시간과는 다르다.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처럼 시간이 더디게 갈 수도 있지만
‘어느날 거울 앞에 서니 왠 할배가 나를 보고 있더라’ 라는 말이 가슴에 더 와닿는다.
어느새 여름이 되고 어느새 한 해가 저문다.
어느새 아들 입학식, 어느새 낯선 여인이 며느리라고 인사하고.
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 어느새 손주 안고 그러다가 어느새…
어~어~ 하는 사이 시간의 가속 페달이 밟혀서 40, 50, 60km…로 속도가 오른다.
너무 빨라서 어지럽다 싶으면 바닥에 누워있는 나를 보고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라며 때 늦은 후회를 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어느새’ 등에 올라탄 이상 어쩌겠나?
뛰어 내릴 용기는 없으니 안달복달하지 말고
내친김에 스쳐 지나가는 경치나 즐기는 수 밖에.
그러면 ‘어느새’가 곧 나를 종착역에 내려 주겠지.
'단상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증 (25) | 2024.07.05 |
---|---|
가장 빠른 새 2 (12) | 2024.07.03 |
잡초 대화 (18) | 2024.06.14 |
내가 누군지 모르겠소 (16) | 2024.06.08 |
내 이름 부르는 이는? (24) | 2024.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