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 음성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40% 이내이고, 몸짓, 표정 등과 같은 동작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60%라고 한다. 그러니 말귀 못 알아 듣는다고 욕먹는 귀는 좀 억울하다.
말귀 잘 알아듣기 위해서는 내 몸 전부가 필요하다. 이목구비뿐만 아니라 내 머리와 가슴으로 상대가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게 전해오는 메시지가 꼭 사람에게서만 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비가 오기전에 하늘이 흐려지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욕심내서 무리하게 운동하면 근육에 통증이 온다. 구름 끼면 우산 준비하라는 신호이고 몸이 뻣뻣해 지고 아프면 좀 쉬라는 충고다.
이런 것들을 제때 제대로 못 알아 들으면 홍수에 휩쓸려 가고 감기 몸살로 자리에 눕게 될 수 있다.
어찌 보면 내 주위 사람 말귀 못 알아 듣는 것 보다 하늘이 보내는 뜻, 내 몸이 내게 하는 말처럼 삼라만상이 내게 전하는 메시지를 간과하고 이해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석가모니께서 연꽃을 들어 보이자 제자 마하가섭만이 빙그레 웃었다’는 염화시중(拈華示衆)의 고사에서 볼 수 있는 지혜를 바라지는 못하더라도 말로만 의사소통하려는 협소한 인식을 넓힐 필요가 있다.
작게는, 말하는 상대의 표정과 어조를 통해서 그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크게는 내가 보고 느끼는 만물과 소통하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