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서쪽 끝에 정착해서 가운데를 지나 이제 동쪽으로 4500km 정도 옮겨와서 살고 있다.
대서양까지 1500km 남았다.
이제 두발로 펄쩍펄쩍 마음대로 뛰어다닐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는 것 같지 않다.
내가 옮겨 살지는 않을 것 같은 캐나다 동부를 캠핑하면서 돌아보자고 결심한다.
10군데 국립 공원을 이어서 공원당 3박 정도씩 머물면 얼추 1달 정도면 동부를 한바퀴 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철은 9월이다. 여름 휴가철 지나고 단풍 시즌 전이어서 한가하다, 나만의 여행이 가능하다. 단, 9월 중순까지는 모기란 놈이 아직 돌아다녀서 조금 성가시다.
첫주 허리케인의 북상이 예보된다. 날씨 탓인지 수십km 해변이 텅 비었다. 좀 독특한 내가 좋아하는 찬스다.
허리에 달린 빨간 종은 bear bell. 소리 듣고 곰 오지 말라고 달고 다닌다. 아직 하늘은 맑다.
해변가 trail 따라 걷다가 장애물을 만난다. 바위 옆을 타고 넘어가야 길이 이어진다. 나는 가고 싶은데 옆 사람이 말린다. 더 오래 같이 살고 싶은 모양이다.
바다를 봤으니 이젠 산이다. 비가 추적추적와서 그냥 텐트에 있을까 하다가 가까운 숲속을 거닐다 만난 이쁜 폭포. 수영하기엔 물이 차다.
이른 아침 캠핑장 옆 바닷가에 물안개가 자욱하다. 요즘 셀폰이 좋아 대충 찍어도 사진 잘 나오는 것 같다. 사진 전문가 블친님의 조언도 도움이 많이 된다.
3일 후 허리케인이 지나간다고 한다. 긴 다리와 페리로 연결된 섬에 있는데 기상이 악화되면 모두 close 된다고 하니 캠핑 1박 취소하고 뭍으로 도망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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