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다수의 소실점이 존재하는 사회

Chris Jeon 2021. 8. 28. 11:33

  요즘 유투브 강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교수님이 자기는 소실점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중학교 미술 시간에 들어본 기억이 있는 단어다. 미술 선생님이 그림을 그릴 때 원근을 표현하게 되면 그림의 구도가 한점으로 모이게 된다고 하셨던 것 같다. 그 교수님이 하신 말씀의 뜻은,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지향하는 것에 무조건 추종하지 않고 나름대로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다른 방향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수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는 소수, 아무도 일아 주지 않았던 천재의 발상도 새로운 소실점을 발견하려는 개인의 노력이나, 다수의 소실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존중받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대법원의 판결은 다수결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 하지만 결정의 근거를 공표할 때는 항상 소수의 의견도 다수 의견과 같은 비중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수 의견은 더 객관성을 갖게 되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비슷한 유형의 쟁점에서 보다 더 합리적인 판단을 가능케하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가 갈라 지고 남과 여가 적이 되어 싸우고 있는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서 그 진영이 갖고 있는 소실점을 과감히 바꾸거나 다른 소실점을 제시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진리뿐이라는 명언이 있다. 오직 이것 만이 최선이라는 집착과 아집에서 벗어나서 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구름 같은 여유가 부러워진다.

 

2021. 06. 08

나 자신의 사고가 경직됨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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