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작은 규제, 큰 자유

Chris Jeon 2021. 8. 27. 02:45

 최근 탈레반이 자국 여성들에게 전신을 가리는 복장인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는 것이 국제뉴스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문제를 두고 사회가 찬반으로 갈려 시끌벅적하다. 무엇을 입고 벗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주장과,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강제할 있다는 주장이 충돌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가 사회적 동물로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약속에 따른 규제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다


 근본적으로 입고 벗는 것은 개인의 자유선택이다. 추우면 입고 더우면 벗으면 된다. 로빈슨 크루소의 생활이 그랬다. 하지만 그가 고향으로 돌아온 후의 삶은 달라진다. 실용성 외에 당시 사회에서 허용되는 기준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노출정도, 신분에 따른 복장, 특정 집단에서 요구되는 유니폼 . , 당시 사회에서 합의되었거나 요구되는 제약인 규범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규범이 충돌하는 이유는 규범의 정당성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다. 개인의 완전한 자유를 일부 제한하는 규범은 거기에 걸맞은 이유 혹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이유나 명분을 뒷받침하는 근거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신념, 종교, 사상이나 문화와 같은 추상적인 것부터 과학적 분석과 같은 객관적인 것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규범에 사람들이 동의할 있도록 하는 것은 규범의 이유와 명분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정당성이고 이러한 정당성은 증거와 논리로 입증된다. 특히 추상적인 근거는 개인간 견해 차이가 크고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므로 규범에 적용되는 근거가 당시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반박 당할 없는 증거와 논리를 가질 때만 규범은 정당성을 인정받게 되고 사회적으로 무리 없이 수용된다


 부르카의 경우는 그것을 강제하고 있는 집단 외에는 대략 해외토픽감으로 회자되고 있으니 논외로 하고, 지금 몇몇 나라, 특히 선진국에서 사회가 찬반 양진영으로 갈려 다투고 있는 마스크 착용 문제를 위와 같은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먼저 마스크 착용을 반대한 입장에서 내세우고 있는 개인의 자유 주장은 전체 한쪽면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것을 강제하는 사회적 규범의 정당성을 따지는 면이 부족하다


 마스크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데 유용하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분석되고 입증된 사안이다. 실용성 면에서도 마스크 착용으로 다소의 불편함은 있을지라도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어려울 정도의 불편함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음으로써 발생되는 사회적 손실과 착용으로 인한 불편함의 무게를 달아서 비교할 있는 과학적 증거와 논리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세상이 객관적인 증거와 논리만으로 굴러가지는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증거와 논리를 가지고 설득해도그래도 나는 아닙니다라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막무가내식 반응에는 이상 할말이 없어진다. 이럴 경우 등장하는 것이 규범보다 강한 강제성을 가진 법이라는 존재다. 약한 법으로 안되면 강한 법이 등장하게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사회를 예측하는 미래 학자 코로나 사태가 미래에 강력한 독재국가의 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있다고 전망하는 분들도 있다. 마스크 착용과 같이 작다면 작은 예에서 있듯이, 합리적이고 정당한 자율적인 규제를 수용하지 못하면 강한 강제적인 규제가 등장하게 되고 이러한 악순환에 리더는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지루한 방법 보다는 힘에 의존하는 독재적인 통치 방법에 매력을 느낄 있다는 것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사자 성어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여러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스크 착용 거부 시위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필요한 합리적인 작은 규제를 거부하다가 미래에 이웃도 잃고 자유도 잃는 우를 범하지 않을 현명함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마스크 착용 반대 시위 기사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