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안녕하세요? 코로나예요

Chris Jeon 2021. 12. 15. 22:38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사실 저는 제 이름도 모르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코로나’ 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주니 이제 그것이 제 이름인 줄 알게 되었어요.

 

우리 가족들은 사람들에게는 사실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냥 우리가 살 수 있는 곳이 생기면 그곳에 보금자리를 틀고 살았어요. 우리는 스스로 찾아갈 수는 없고 꽃가루처럼 누가 옮겨주지 않으면 제 발로 갈 수는 없답니다. 아마도 어느 분이 저를 데려오신 것 같아요.

 

어느 날 저는 새로운 곳으로 옮겨지게 되었어요. 어떻게 왔는지는 몰라요. 그냥 와서 보니 그런대로 살 만한 곳이었고, 이미 자리잡고 있는 친척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제가 사람의 몸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제가 절대 무단 침입자는 아니란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주 오래전에 온 친척들은 이미 사람과 친해져서 서로 돕고 살고 있고, 아직 정착하지 못한 친척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영주권이 없으니 수시로 쫓겨나기도 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는 어려운 삶을 살고 있더라구요.

 

저도 지금은 쫓겨 다니는 신세입니다. 특히 백신이라는 경찰은 우리가 발붙이지 못하게 온갖 방해를 다합니다. 데려올 때는 언제고. 하지만 저는 스스로 걸어서 나갈 수는 없어요. 그러니 어쨌든 지금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한답니다. 그러나 괜찮아요. 우리가 지금까지 목숨 이어온 것은 우리 나름대로 살수 있는 재주가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우리 가족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응의 천재들이랍니다. 눈치가 빨라 살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고 그 방법에 맞춰 무엇이 되었던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몸도 바꾸고 생각도 바꾸고 살아가는 방법도 바로 바꿉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인간 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 다행스러운 것은우리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흰 신 신고 다니는 경찰인데 그들을 믿지 않아 안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또 어떤 곳에는 경찰들이 아예 없는데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로서는 참 행운입니다. 적응할 시간만 있으면 승산은 우리편에 있다는 것을 지금껏 살아오면서 알게 되었거든요. 처음 인간의 몸속으로 왔을 때는 많이 불안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괜찮은 집 찾은 것 같아요. 저를 데려오신 분께 다시 한번 감사.

 

저를 쫓아 낼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이 다 아는 것 같은데, 지금 와서 보니 마음씨가 좋아서인지 저랑 같이 살기로 한 것 같아요. 서로서로 가까이 모여서 저를 다른 집에 소개 시켜 주기도 하고, 경찰도 잘 안 부르고… 경찰이 와도 상관없어요. 아예 경찰이 없는 곳도 많다고 하니 그곳에서 살면 될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언제 다시 더 나은 곳으로 옮겨 주시겠죠. 이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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