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반성

왜 그럴까? 4: 반골

Chris Jeon 2021. 10. 16. 02:16

 

 반골(反骨)이란, 뼈가 거꾸로 된 것을 말하며, 속뜻은 명령이나 권위에 따르지 않고 반항하는 기질을 의미한다. 특히 그 권위가 정당하지 않을 경우엔 오히려 반골이라는 말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투사'라는 찬사에 가깝게 쓰일 때도 있다. (이상 나무위키에서 인용)

 

 “나는 소실점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느 도시공학 전문가가 하신 말씀이다. 사회 구성원 다수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을 모색해 보고 싶고 또 그런 방향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조직 전체 분위기상 수용되는 통념에 반대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직이 제 맛을 내기 위한 양념의 구실을 한다고 본다. , 그의 반대적 성향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선한 목적을 가진 반대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솔직한 사람이 좋다상식적으로 맞는 말이다. 반골의 생각을 빌어보자. 과연 솔직한 것이 항상 좋을까? 지나가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당신 한번 안아보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성희롱 아닌가? 본능을 이성으로 갈무리하는 것은 솔직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교양이라고 하면 할말이 궁해질 수도 있겠다.

 

 치밀하면서도 의욕에 찬 프로젝트가 발표된 현장에서 조직원 모두가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다짐을 하는 마당에 반골이 불쑥 말하기를, “달성 안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지요?” 라고 묻는다면? 그는 긍정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일까? 아니면 최악의 경우에도 대비하는 철저한 사람일까?

 

성경에 쓰여 있는 말씀들은 하느님 말씀이므로 구구절절 옳다라는 청소년 성경학교 강사 말씀에 한 학생이 불쑥 말하길, 성경책 어디를 살펴봐도 저자 여호아라고 쓰여진 곳을 찾을 수 없어요라고 말한다면 그 아이는 말장난 한 것일까? 아니면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표시한 것일까?

 

모난 돌이 정 맞는다석재로 사용하기 위해 다듬어지는 돌에 한정된 격언이다. 어디 자연에 둥근 돌만 필요할까? 우리 사회에는 모난 돌도 필요하고 둥근 돌도 필요하다. 모두가 맞습니다를 합창할 때, “아닐 수도 있을텐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야 균형 잡힌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무리하면서, 개인의 고유함만을 주장하는 것이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도 든다. 송곳 같은 사람도 있고 어디를 문질러도 부드럽게 만드는 대패 같은 사람도 있다. 내가 송곳이라면 송곳이 필요한 용처에 나타나면 된다. 내가 송곳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항상 어디서나 나대면 본의 아니 생채기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내가 반골이라는 말을 듣고 살아왔으므로 반골의 입장을 대변하고 반성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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