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반성

왜 그럴까? 3: 권위적인 사람

Chris Jeon 2021. 10. 15. 13:59

 

 누구나 아주 권위적인 사람과 아주 겸손한 사람 양 극단을 잇는 선상 어딘 가에 위치해 있다. 비교적 권위적인 것에 가까운 사람은 왜 그럴까?

 

 먼저 권위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권위가 있어야 힘이 생긴다. 단, 그 권위가 리더에 의해서 강요되거나 권위가 필요하지 않은 시간과 장소에서 발현되면 문제가 된다. 여기서 권위적이란 의미는 후자의 경우다.

 

 권위는 권위를 가지는 개인과 그가 속한 집단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생겨난다. 권위라는 힘을 발현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과 그것을 조장하고 인정해 주는 조직원이 상호 작용하는 것, 곱하기의 관계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자. 권위가 가장 필요한 조직이 어디일까? 민감할 수 있지만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회를 예로 들겠다. 어디까지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만들어진 예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목회자의 성격/Attitude에 따라 달라진다. 신자들 사이로 내려오려고 노력하는 목회자도 있고 더 높은 단상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의 성품차이다.

 

 조직의 분위기가 권위적일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목회자는 그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다. 신자들은 목회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순명으로 이해하고, 늙으신 분이 줄 서서 차례 기다리는 식당에서 젊은 목회자에게 밥상 차려 갖다 드리는 조직의 분위기는 그 목회자의 겸손된 초심을 흐리게 만들 소지가 있다.

 

 멀리 볼 것 없이 나를 돌아보자. 내가 속한 최소 조직은 가정이다.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가정하여 내가 권위적이라면? 우리 가족 모두가 나를 권위적으로 만들었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자식들의 attitude는 캐나다 문화에 바탕 둔 것 같고 아내는 진보에 가깝다.

 

 이제 내가 권위적인 사람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내 성품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가족들도 내가 변화되기를 바라는 기대를 접을 것이고, 결과는 내버려 두되 접촉을 줄이는 분위기로 갈 것이다. 나이 들면 외로워지는 것이 보통의 현상인데,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 부터로도 외면 받으면 나는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든다. 남 걱정하기전에 내 걱정부터 하는 것이 맞다. 생각만 논리 정연하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혹시 이 글을 가족이 읽으면 솔직한 충고를 바란다. 권위를 내려 놓고 듣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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