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블로그 이름이 ‘재미 있는 천국’이다.
천국은 인간의 생사고락(生死苦樂)이 없는 그런 곳이라는 데 여기다가 ‘재미’라는 개념을 덧댄 모양이 어불성설인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사람들이 상상하는 천국의 모습은 살아 있는 인간의 인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인간이 생각한 세계이니 당연한 결과다. 내 인식의 한계내에서 솔직히 생각해 보면 지금 묘사되는 천국에서 영원무궁 산다면 너무나 지루할 것 같다.
며칠 전 지인이 세상을 떠났다. 불과 삼 개월 전 산에도 가고 골프도 같이 치자며 의욕에 넘쳤던 분이셨는데 마지막 뵙고 난 후 2시간도 채 안 돼서 떠나셨다.
신앙 생활을 열성적으로 하셨던 분이시니 모두 천국에 드시라고 기도한다. 솔직히 나는 천국이 어떤 곳인지 모른다. 그런데 내가 잘 모르는 곳으로 꼭 가시도록 기도 하는 것이 이성적으로는 조금 이상하다.
결국 믿음의 문제인가? 좋은 곳이라니 좋을 것이라는 믿음. 현재 땅을 딛고 사는 나로서는 그런 결론 외에는 더 이상의 인식이 뻗어가지 못한다.
좀 허전해 진다. 모르니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고 모르면서 믿을 수밖에 없는 일종의 무력감.
나를 움직이게 할 힘(이유)가 필요하다.
“그래,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고 내가 아는 것이라도 잘하자.”
“이땅이 천국이라고 생각하고, 만들고, 기쁘게 살아가자.”
“그 이후에 진짜 더 좋은 곳이 있으면 좋고, 지금까지 산 것이 끝일지라도 덜 후회스럽겠지.”
떠난 분을 위한 기도의 내용을 내 바램대로 살짝 바꾼다.
“재미있는 천국에 드소서.”
'요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6.01.03 아침단상: 너는 뭐할래? (0) | 2026.01.03 |
|---|---|
| 25.09.18 아침단상: 의심과 의문 (24) | 2025.09.18 |
| 25.04.19 아침 단상: 전통 (0) | 2025.04.26 |
| 25.04.09 아침 단상: 용서 (0) | 2025.04.09 |
| 순서만 바꾸면 (0) | 2025.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