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설 24

나무늘보

조직 중에서 가장 변화가 느린 조직은 무엇일까? 2000년전 쓰여진 성경은 일점 일획도 고칠 수 없다고 강조하는 리더가 존재하고 과학적 논리로 입증되어지고 있는 진화론을 적대시하고 “7일만에 우주가 만들어 졌음을 믿읍니다”라고 외치는 이들이 믿음이 강한 멤버로 인정되기도 하는 조직, 교회가 바로 그 질문의 답 중 하나가 아닐까 반성해 본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진리다”라는 명언이 있듯이 교회도 그 변화를 비켜갈 수는 없다.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장님이다(Science without religion is lame, religion without science is blind). 과학과 종교는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같이 가야하는 것이다. ..

요설 2021.08.30

신의 한수

세상은 공평,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선하게 산다고 모두 좋은 결과를 맞이하는 것도 아니고 노력한 만큼 이루어 진다는 확신도 없다. 죄 없는 아기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보게 되고 나쁜 짓을 많이 한 것이 분명한 사람이 더 잘 사는 것을 볼 때도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돈독한 신앙심을 가진 분들이 많이 하시는 말씀, “그분의 섭리는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내가 한 것만큼의 정확한 결과를 받는 세상이 된다면 어떨까?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노력도 계량화 되고 선과 악도 모두가 공감하는 척도를 만들어서 잴 수 있는 세상이 와서 그 결과에 따라 본인의 기대하는 만큼의 대가가 보장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이 될 것인가 상상해 본다. 나는 노력도 했고 선한 ..

요설 2021.08.28

누가 구원하는가?

홍수로 한 남자가 지붕위에 고립되었다. 독실한 신자인 그는 사방이 황토물 바다가 된 상황에서 하느님께 구해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하였고 또한 구해질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한참이 지난 후 한 사람이 배를 타고 지나가다 지붕위에 있는 그를 발견하고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고, 그 남자는 단호히 대답했다. 하느님께서 곧 구해주실 것이니 괜찮다고. 한참이 지난 후 2번째 사람이 지나갔고 하룻밤이 지난 후 3번째 사람이 왔지만 그 남자의 확신에 찬 대답은 한결 같았다. 이윽고 이틀째 되는 날 밤에 그는 불어난 황토물에 휩쓸려 죽고 말았다. 죽어서 저승에 간 그 남자는 하느님을 만나서 따져 물었다. 왜 저를 구해주시지 않았습니까? 이 질문을 받은 하느님께서는 당황하며 되물었다. 아니 내가 너를 구하러 3명이나 보냈는데 ..

요설 2021.08.28

동정탄생에 대한 생각

성경은 글자 한 자 토씨 하나 고칠 수(것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고대어로부터 현대어까지,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온 성경이 그 원전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할 수 없고 또한 번역 과정상의 오류는 없다 할지라도 시대적 배경이 다르고 과학의 발전 수준이 달라짐으로 인한 변화는 그 해석상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그 문자적 해석보다는 의미의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동정 마리아께 대한 신앙고백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불편함으로 남는다. 위대하신 분의 탄생 과정을 극적으로 묘사한 story telling으로 이해하면 동정이란 단어는 의미의 본질을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내 나름대로생각해보지만, 내 입으로 “동정녀”를 외면서 머리까지 조아리는 것은 여전..

요설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