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이란 단어의 뜻을 천천히 익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멋스러워 보인다. 글자 순서를 뒤집으면 ‘성숙’이 되니 더욱 그렇다. 글쓰기를 하면서 컴퓨터에 ‘숙성방’을 만들어 현재 작업 중인 글을 넣어 둔다. 불완전했던 글이 술 익어 가듯 천천히 맛있게 익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드러내고 싶은 교만, 곰곰이 생각 않는 조급함, 너무 뜨거웠던 감정. 이런 것들이 곰삭아 내 글이 성숙되어 가는 모습이 대견하다. 이번 글이 부족하면, 다음 글의 키가 더 자랄 것을 기대하면서. 아이를 키우듯, 만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리는 지루함 보다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더 크다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지혜를 글을 쓰며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