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글쓰기 12

왜 글을 쓰는가 2

그 놈의 역병 때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방법을 생각하던 중 불현듯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전문 교육을 받은 바가 없고 독서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글을 자주 써온 것도 아닌 사람이 말이다. 회사 생활 중 문서는 많이 다루어 보고 사보 기자 하면서 깔끔하게 쓴다는 칭찬을 받는 적이 있었기 때문에 내본 용기일 수도 있겠다. 60 여년 지난 생활을 돌이켜 보면 나름대로 참 많이 보고 들었고 고민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걸 바탕으로 아는 체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희미한 기억 뿐이다. 이것 마저 조만간 사라져 버릴 것인데… 남이 기억해줄 만한 업적이 없으면 나라도 나를 기억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생의 마지막 문턱에 서서 자신에 대한 ..

단상/글쓰기 2021.09.01

왜 글을 쓰는가 1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말을 한다. 하지만 그것을 글로 남기는 일은 드물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게으름 때문이다. 생각하는 것은 쉽다. 그냥 떠 올려진다. 오만가지 생각이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글로 쓰는 것은 다르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구성하고 다듬고… 집을 짓는 것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의 사람은 자신의 집을 짓기 보다는 남이 지어 놓은 집에서 사는 것을 더 선호한다. 둘째, 증거를 남기기 싫어한다. 글은 남는다. 한번 써 놓은 것은 변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니 오롯이 내가 쓴 것은 내 책임으로 남는다. 허튼 생각이나 그냥 해본 소리라면 누가 그것에 대해 책임지고 싶어하겠는가? 깊이 없는 생각이나 말로 자신의 낮은 수준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단상/글쓰기 20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