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글쓰기

왜 글을 쓰는가 1

Chris Jeon 2021. 9. 1. 10:35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말을 한다. 하지만 그것을 글로 남기는 일은 드물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게으름 때문이다. 생각하는 것은 쉽다. 그냥 떠 올려진다. 오만가지 생각이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글로 쓰는 것은 다르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구성하고 다듬고집을 짓는 것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의 사람은 자신의 집을 짓기 보다는 남이 지어 놓은 집에서 사는 것을 더 선호한다.

 

둘째,

증거를 남기기 싫어한다. 글은 남는다. 한번 써 놓은 것은 변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니 오롯이 내가 쓴 것은 내 책임으로 남는다. 허튼 생각이나 그냥 해본 소리라면 누가 그것에 대해 책임지고 싶어하겠는가? 깊이 없는 생각이나 말로 자신의 낮은 수준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순간 번지르르해 보이던 말도 나중에 되새겨 보면 초라했던 기억도 많다. 오리발도 안된다. 문서로 남기자고 하면 기세 등등했던 사람도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셋째,

글 쓰는 것에 대한 지나친 외경심 때문이다. 옛날부터 글쓰기는 공부께나 한 양반들이 하는 것이고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이 읽어 주는 것을 듣는 정도로 만족하며 살아왔다. 양반들 역시 그들이 보통 사람과 다름을 구분 짓기 위한 수단으로 글 쓰는 것을 한 차원 높은 일로 미화해온 점도 없지는 않다. 글 쓰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는 등식이 여전히 존재한다.

 

넷째,

글 쓰기 필요성에 대한 이해 부족왜 글쓰기가 필요한가? 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요즘은 필요하면 얻을 수 있는 정보로 둘러싸여 있고 그것들 대부분 활자로 제공된다. 글이 지천에 있는데 왜 내가 굳이 노력을 해서 글을 남겨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글을 써 보기로 했다. 그 이유는 역시 내 글로 남겨보겠다.

 

202062

글쓰기를 하기로 결심한 것에 대한 이유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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