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4 2

낙서 31 : 이게 뭔가?

웰 다잉 하기위해서 열심히 운동한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고 잘 죽기 위해서? 이상하다. 이상할 것 없다. 다 죽더라. 천하를 호령했던 사람도, 벌레처럼 꼼지락거렸던 인간도. 후대에 남을 순애보를 썼던 인간도, 하룻밤 정사에 몸을 떨었던 청춘도 가니 꼭 같더라. 나도 같은 인간이지만 뭘 더 잘 할 수 없나 고민한다, 그래도 내가 낫다는 자만심은 아직 있거든. 추하게 죽고 싶지 않다. 남에게 부채가, 특히 자식에게 그만 돌아 가시지 하는 생각 안 들게 하고 가고 싶다. 죽어서 조문 온 사람들이 속으로 잘 가셨네 하고 내 얼굴 보는 것 싫다. 그런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나? 이 순간 나는 소맥을 마신다. 몸에 안 좋은 것 알면서 방금 지하실에서 땀 흘리며 운동하고 와서 운동해서 뺀 칼로리 몇배 이상의 열량을 ..

단상/낙서 2023.02.24

새벽에

눈 뜨니 살아있다. 살아 있었으니 눈이 떠졌겠지. 뭔가 온게 있나 셀폰을 집어 든다. 위에서 아래로 주르륵 얼마전 돌아가신 큰 형님 얼굴. 망설이다 대화창 여니 몇 달 전 남긴 메시지 “사랑한다’로 끝났다. 이게 유언이 됐구나. 그냥 눈과 코가 찡하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 턱 아래가 희끗희끗 검고 흰 놈 절반씩이다. 짧아서 표가 덜날뿐. 저쪽도 낮 밤이 있나? 이 세상 생각하며 그리워 할까? 모를 일, 가봐야 알 일, 가서도 모를 일.

단상/일상 2023.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