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초기에는 모계(여성) 중심 사회였을 것이라는 학설이 있다.
그 당시 인류의 확실한 생산은 아이 낳는 것이었고 쪽수가 곧 힘이었으니 아버지는 누군지 몰라도 엄마는 확실히 아는 아이들이 엄마를 따르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이후 파워의 무게추가 육체적 힘으로 옮겨지고 더 강한 근육을 가진 남성들이 우위에 섰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현재 한국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3.7년, 남성은 80.8년이라고 하니 사실 남성이 육체적으로 꼭 강한 존재는 아닌 것 같다. 팔 힘은 남자가 셀지 몰라도 견디는 힘은 여자가 훨씬 강하다.
엘리트 장교를 키워내는 사관학교에서도 여성 생도가 수석을 차지하는 것이 이제는 뉴스 거리가 안될 정도로 일반적인 현실이 됐다. 예전처럼 체력을 바탕으로 전장을 누비는 군인이 아니라 정밀한 기계와 프로그램을 다루며 싸우는 군인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진 탓일 것이다.
커뮤니티 센터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프로그램을 보면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90% 이상이다.
할머니들이 사귀고, 운동하고, 배우는 동안 할아버지들은 공원 벤치에 화난 표정을 하고 앉아 있다.
단체의 활동을 지켜보면 회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남자들이 숫자상 많은 것 같아도 active 멤버는 여자수가 훨씬 많다. 아직 숫사자의 체면을 세워주는 듯하지만 곧 초원 외곽으로 밀려나갈 처지인 듯 느껴진다.
요즘 선진국이라 여겨졌던 나라의 리더들이 모두 남자들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하는 짓이 한결 같아 보인다. 노욕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기회를 줘도 못하면 다음에는 세대 교체가 아닌 성별 교체의 욕구가 더 강해질 법하다. 어차피 여자들이 더 오래 사니 여성표가 더 많아지겠지.
혹자는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하더라. 인류 초기에 여성이 남성을 주무르고 살았듯이 미래에 다시 여성 왕국이 도래하지 말란 법이 없을 듯하다. 그 시기가 예상 보다 앞당겨져서 우리 세대가 숫사자가 으르렁대는 마지막 세대가 될 수도 있겠다.
좀 아쉬워진다. 혼자 거울 보고 “어~흥” 힘찬 사자 울음 소리를 내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내 귀에는 “크르르…” 가래 끓는 늙은 숫사자 신음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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