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쿠바 – 안타까운 천국

Chris Jeon 2026. 2. 13. 03:51

 

한국에서 가기에는 좀 먼 나라,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오래전부터 한국과는 연이 닿아 있는 나라다. 1921년 멕시코에서 선인장 농장 노동을 마친 288명의 한인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쿠바 마탄사스로 이주하면서 쿠바 이민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캐나다에서는 쿠바가 멀지 않고 여행 경비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비교적 저렴해서 겨울철 쿠바로 여행을 많이 간다. 미국과는 원수지간이어서 여행객 중 캐나다인과 유럽인들의 비중이 높다. 관광 산업이 주요 수입원인데 요즘 ‘트모씨’가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니 항공기 기름이 부족해서 캐나다에서 쿠바로 가는 항공편도 일부 단절되었다고 한다.

 

쿠바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고 역사도 깊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가난해도 낙천적이고 소박한 성품을 지닌 국민이다. 한국말 하는 소리 듣고 내게 찾아와 반갑게 인사하던 이민 3세(?) 청년, 단발 머리에 학생티가 나는 소녀가 식당에서 열심히 일하던 모습, 룸 서비스 하는 직원에게 고맙다며 양말 몇 짝 선물했더니 여행 마치고 퇴실 할 때까지 너무 지극정성으로 서비스해줘서 오히려 내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기억…

 

이런 나라의 국민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관광 수입도 끊기고 밤이면 암흑 천지가 되는 곤경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니 ‘착하게 사는 사람이 곧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현실’에 착잡한 느낌이 든다.

 

그간 모아둔 몇 장의 사진을 보며 언젠가 행복해진 환경에서 웃는 그 나라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희망을 가져 본다.

 

 

쿠바하면 아름다운 바다가 먼저 연상된다. 사실 그렇다. 물론 계절 좋을 때 풍경이지만 내가 본 바다 중 가장 뛰어들고 싶은 모습이다.

 

 

아침 해 뜰 때 맨발로 끝없는 해변을 걷는 기쁨이 여행의 주 목적이다. 이럴 때는 잡념이 없어지고 그저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물이 맑고 깨끗해서 스노클링하기 좋다. 대신 등짝이 새까맣게 탄다.

 

 

 

 

야외 activity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말도 착했던 것 같다. ^^

내가 물을 좋아해서  힘센 분 왈 "당신은 전생에 수달이었던 것 같아요."

흠~ 수달? 총명한 동물이지... ㅎ

 

 

음식도 좋다. 가끔씩 관광지 밖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쿠바는 외국인 광광지와 일반 국민들이 사는 곳이 거의 격리 수준이다. 시내 관광도 외국인 관광 버스와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버스가 구분되어 있다. 처음 여행 갔을 때 가이드 없이 시내 구경한다고 일반 버스 정류장에서 줄 서서 기다렸더니 모두들 이상하게 쳐다보고 그중 영어 할줄 아는 사람 오더니 외국인들은 다른 곳에서 다른 버스를 탄다고 알려줬다. 나중에 보니 일반인들이 타는 버스는 거의 깡통 수준. 그땐 좀 용감했음.

 

 

바다가 좀 지겨워지면 풀장에서 망중한. 패키지 영행이라서 음식, 술, 음료는 별도 돈 지불하지 않고 먹고 마신다. 책 보다가 좀 자다가 한잔 마시고... 힘센 분이 또 초 친다. "우리 소돔과 고모라에 사는 것 같아요."  먹고 마시고 늘어지게 쉬니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도 잠시니 그저 힐링 타임이라고 생각하면 될텐데... 쯥

 

 

내가 선정한 베스트 포토존 중 하나다. 천국을 주셨는데 지옥처럼 살아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평화만 더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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