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바다 건너 있는 자의 단상

Chris Jeon 2024. 12. 12. 22:50

 

 

 

왜 태평양을 건너 왔을까? 식민지 확보를 위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일 때문에,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찾아서, 어떤 이유 든 한국을 떠나고 싶어서… 나열하고 보니 모두 나를 위한 것이다.

 

떠나고 난 후의 신분은 여러가지다. 유학생, 영주권 가지신 분, 이곳 시민이 되신 분… 공통점은 이 나라의 법을 지키고 세금 내고 이 나라가 주는 권리를 갖고 이 나라가 요구하는 책임을 지고 산다는 것이다. 즉, 내 삶의 주 무대는 이 나라다.

 

고국이 어수선해지니 이곳 한인 커뮤니티도 한국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단톡방 관리자는 비속어 섞인 정치 이야기를 지우기가 바쁘고 Down town에서 궐기 대회도 열린다고 한다.

 

이 나라에서도 정치인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 정치인들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는 유권자들의 표다. 이 나라 정치인들이 한인 커뮤니티에 기울이는 관심도는 어떨까? 들은 바로는 높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수적으로 다수 민족이 아니기도 하지만 한인들의 투표율이 낮은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표 수에 큰 도움이 안 되는 집단에 힘 쏟을 이유가 적다는 정치인들의 현실적인 계산이 반영된 것이라 본다.

 

태극기와 촛불이 맞서는 모습은 한국에서도 차고 넘친다. 진정 고국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면, 한국에 계시는 분들이 할 수 없고 바다 건너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내 가정은 한국 영토이고 내가 탁월한 성과를 보이면 로컬민들은 나를 칭찬함과 동시에 한인에 대한 이미지도 좋게 가진다. 한인 커뮤니티의 활동은 한국을 대표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우리가 잘하면 이 나라에 비공식적인 한국 영토를 확보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차이나 타운, 인도 community… 현실적으로 그들의 영토다.

 

이 나라 리더가 미국 새 대통령을 만나러 가서 조롱을 받았다. “원하면 미국 51번째 주가 되거라”. 분통 터지는 소리지만 마땅한 대응 방법이 없다. 그간 힘을 기르지 않았고 준비하지 못한 탓이다.

 

어느 나라 든 알게 모르게 인종 차별적 시각이 존재 한다는 것을 완전하게 부정할 수 없다. 이 나라에 살면서 업신여김을 받지 않으려면 먼저 내 힘을 길러야 하고, 한인끼리 힘을 합쳐야 하고 내 조국이 잘돼야 한다.

 

좀 차분해져서 바다 건너와서 살고 있는 내가 고국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일이 무엇인지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이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 태평양 너머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계시는 분들은 할 수 없는 일들을 찾아 보는 것. 그것이 내 힘을 기르고 이 나라가 강해지고 고국이 잘되는데 더 보탬이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