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6.25 단 하루만이라도

Chris Jeon 2024. 6. 12. 00:15

 

 

많은 기념일 중 6.25는 좀 특별하다. 공식 명칭으로 ‘6.25 전쟁일’ 혹은 ‘한국 전쟁일’로 불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은 그저 날자로만 기억한다. 수많은 동포들이 죽거나 다친 동족간 전쟁 터진 날.

 

‘6.25를 상기하여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자’는 기념일 제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문제는 그 전쟁이 아직도 진행형이다는데 있다.

 

상대가 쏜 포탄이 우리 영토에 떨어졌고, 한방에 공멸할 수 있는 핵무기의 위험은 실감이 안돼서 인지 최근에는 고대 전투에서나 사용했을 법한 오물 투척 방식의 도발에 국민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6월 6일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행사에 미국 대통령과 서방 25개국 대표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자유 진영을 지키기 위해 단결하는 모습을 과시한다. 자유라는 최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결기를 느낀다. 행사 하루전까지만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엇박자 내던 각국 정상들의 목소리는 이날 하루만큼은 한 목소리다.

 

우리나라도 6.25 하루만큼은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세계 유일의 민족 분단 국가, 그것도 마침표 찍지 않은 다툼이 진행중인 나라, 주변 국가까지 위험해 질 수 있는 핵무기 사용 위협이 상존하는 나라, 이런 상황이 일어난 책임 소재를 서로 "니탓입네" 하고 주구장창 싸우는 나라, 따라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백인 백색인 나라… 참 특이한 나라.

 

다가오는 6.25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동안 의견 일치된 해법이 나올리는 만무하고, 그날 하루만이라도 6.25 전쟁 기념일 제정취지에 맞게 나라를 운영하는 리더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일 취지에 맞춘 퍼포먼스 한번 하는 것은 어떨지…

 

판문점 근처 혹은 순국선열들이 잠드신 곳에 각 당 대표들와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여서 북녁땅을 바라보고 딱 한문장만 읽고 헤어지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그날의 비극을 잊지 말고 힘을 합쳐 평화 통일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강구하고 노력합시다.”

 

정치인들 쇼 잘하는 것 국민들도 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쇼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힘을 줄 수도 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행사 뉴스를 보고 나니 우리 역시 비슷한 쇼라도 한번 보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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