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미꾸라지 단상

Chris Jeon 2023. 10. 20. 20:25

 

 

두가지 종류의 서명을 사용하던 임원이 있었다. 하나는 좀 복잡하게 보이는 사인, 다른 하나는 아주 간결한 모양의 사인. 처음에는 그 이유를 잘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복잡한 것은 내가 결재했다는 의미의 사인, 다른 간단한 사인은 내가 그냥 보았다는 의미란다.

 

윗사람을 잘 모신는데 정평 있는 부하의 행동. 나중에 문제될 만한 소지가 있는 내용은 절대 문서로 결재 받지 않는다. 귀속말로 속닥속닥 상사는 고개만 끄덕끄덕. 문서가 꼭 필요한 경우면 문서는 자신의 전결사항으로 처리한다. 문제 생기면 내 선에서 끝낸다는 결기를 보여주니 윗분이 좋아할 수 밖에.

 

이심전심 방법도 있다. 예를들면, 보스가 누구를 꼭 승진시켜 주고 싶은데 규정에 어긋난다. 그럴 경우 보스는 지나가는 말로 실무 책임자에게 묻는다. “00 지금 뭐하노?” “예, 00에서 이사로 근무 중입니다.” “아~ 걔는 아직 상무 될 때가 안된 모양이제. 일은 참 잘할텐데…” 이후 ‘걔’는 아주 빠른 시일내에 특별 승진한다.

 

리더의 덕목, 아니 의무 중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책임감이다. 책임지는 않는 리더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공은 내가, 책임은 네가’ 식의 의식 수준을 가진 자가 모는 배는 풍랑을 만나면 도망가는 쥐들의 비명소리로 시끄럽다.

 

자금 소란한 정치권에서 책임감 있는 리더가 잘 안보이는 것은 내 시력이 나빠서인가?

 

PS) 한국에서 팔리는 미꾸라지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온 왕서방 미꾸라지라는 글을 블로그방에서 봤다. 한국 미꾸라지들은 멸종위기인데 그 변종들이 사회 리더인 체 하는 것이 얄미워 글이 조금 삐딱해졌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쉽네  (26) 2023.10.28
나 참 무식혀  (18) 2023.10.22
개념과 정의  (8) 2023.10.18
제자들의 싸움 2  (0) 2023.10.11
제자들의 싸움 1  (0) 202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