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제자들의 싸움 1

Chris Jeon 2023. 10. 10. 04:17

 

부처, 예수, 모하메드, 공자 이렇게 네 분이 모여 이야기 나누면,

싸울까? 

웃을까?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상상해 보는 장면이고, 대부분 웃는다 쪽에 한 표 던진다.

나는 여기에 더해서 그중 제일 젊고, 파티와 포도주 좋아하셨던 예수님이 바람 잡고

흥겨운 잔치를 벌리는 장면까지 상상해 본다.

 

바람 잘날 없는 세상이다.

며칠 전 예수, 모하메드 제자들이 서로 치고받는 싸움을 시작했다.

그냥 싸우는 정도가 아니라 철천지원수, 상대방의 씨를 말릴듯한 증오가 묻어나는 전쟁이다.

 

그분들이 믿고 따르는 분의 가르침은 어디로 갔나?

형제, 이웃, 사랑, 평화…는 안보이고

종교로 갈린 싸움은 어느 한 편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까지 이어질 기세다.

 

“내 문제가 아니다.”라고 외면할 수만 없는 세상이다.

세계가 엮어져 있으니 그들의 칼바람이 우리 곁에서 윙윙 거리는 것도 시간 문제인 듯싶다.

곧 유가가 오르고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도 어느 편에 서야 할 지 결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 결과는 나만 피해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없는 것 같다.

무력감을 느낀다.

처분만 기다리는 그분들의 어린 양.

 

오늘 주일 미사 가기가 망설여진다.

대신 내 생각을 더 다듬고 싶다.

 

왜 이래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결국 답은 내가 내야 하는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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