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오케스트라 지휘자 1

Chris Jeon 2022. 10. 27. 04:45

 

 

 

가끔씩 좀 비싼 듯한 연주회 티켓 끊어서 눈 호강, 귀 호강 한다. 내 의지가 아니고 내 옆 힘센 분 뜻에 따른 것이다. 좀 우아해지려면 흥미 없어도 이런 것 들어봐야 한다고. 평소 안 하던 짓도 해봐야 유연해 진다고 내가 주장했던 터이니 반론의 여지가 없어 따라 나서지만, 연주를 감상하다가 문득 어처구니 없어 보이는 생각도 든다.

 

 

저 많은 단원 중 어느 한사람이 실제로는 연주 안하고 하는 척만해도 모르겠구나.

 

각자 악보대로 정확히 연주하면 될 텐데 왜 지휘자는 저렇게 열심히 팔을 휘젓고 있지?

 

음악에 대해 거의 문외한이니까 가능한 의문인줄 이해하실 것이다.

 

 

실제 이런 질문을 아내에게 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좀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지휘자는 단원 한사람의 순간적인 삑사리를 알아채는 것은 물론 자기가 생각하는 느낌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연주하는 것을 다 잡아내는 귀를 가졌다. 베토벤 운명 교향곡을 열명의 다른 지휘자가 지휘해서 연주하면 열 번 다 연주 길이가 조금씩 다르다. 즉,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엄밀히 말하자면 다른 음악이 탄생되는 것이다.”

 

 

일장 설명을 듣고 보니 그런가보다 싶다. 지휘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네…

 

 

일이 되려면 될 수 있는 조건들이 쌓이고 안되려면 하는 일 마다 헛발질이다. 모두 한결같이 지구 위기 상황이라고 하는데 현재 강대국들의 리더들을 내 기준으로 보면 대체적으로 한심하다. 현재 이웃나라 일명 ‘시황제’는 기원전 진시황제를 롤모델로 하고 있는 것 같고, 그 옆 나라 ‘푸또라이’는 혼자 살려고 지구 멸망의 문을 여는 버턴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멸하면 자신도 포함 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모양이다. 영원한 제국 같았던 미국도 두 늙은이에 의해 반쪽으로 나눠지는 듯하고…

 

 

앞으로 국가 리더 선출 할 때 오케스트라 지휘 경력자를 뽑으면 어떨까?

 

 

대통령 혼자서 할 수 있는 국사는 없다. 지휘자만 있으면 연주는 커녕 아무 소리도 안 난다.

 

대통령은 참모들을 수족처럼 부려서 국사를 처리해 나간다. 지휘자는 지휘봉으로 연주자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해서 작품을 표현한다. 둘 다 각개체들을 한 몸처럼 Control한다.

 

대통령은 자신만의 안목을 갖고 나라가 잘 굴러가는지 알아차리는 촉이 있어야 한다. 지휘자는 본인의 작품 해석을 바탕으로 순간의 잘못도 집어내고 고치게 한다.

 

대통령은 정해진 헌법 정신을 현실에 맞게 구현한다. 지휘자는 작곡자의 악보에 바탕을 두되 자신만의 해석으로 작품을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든다.

 

대통령은 일단 정직해야 훌륭한 대통령이 될 기본이 선다. 지휘자가 엉터리로 연주해 놓고 잘했다고 우기는 것 못 봤다.

 

대통령은 정해진 임기가 끝나면 내려와야 한다. 지휘자가 공연 끝났는데도 더 하겠다고 무대위에서 버티는 법 없다.

 

 

꼭 같네.

 

 

지휘 잘하면 최소한 대통령 잘 할 수 있는 감각은 분명 있겠다. 이 점 참조로 해서 줄리아드 음대 지휘 전공자도 다음 대선 출마 고려하시길 바란다. 지구를 위해서.

 

 

2022년 늦가을

요즘 시절이 하 수상해서인지 자꾸 황당한 생각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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