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25.11.15 아침 단상: 오만가지 생각 중에서

Chris Jeon 2025. 11. 15. 20:44

단풍은 일을 다하고 이제 누워서 쉬니 참 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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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 깨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잠이 더 멀리 달아난다.

중요한 생각만 선택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생각 저 생각이 영사기 필름 돌아가듯 스쳐 지나기도 하고 어떤 것은 겹쳐서 보이는 것 같아서 혼란스럽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산다는데 실제로 오만가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 생각이란 것을 완전히 떨쳐 버리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심지어 자면서도 꿈꾸니 더 말할 나위 없겠다.

그러나 가치 있는 생각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되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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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할 수밖에 없지만 생각의 내용을 대충 살펴보니 긍정적인 것 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더 많다.

미운놈/나쁜놈, 섭섭했던 일, 현재 내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받고 있는 것, 걱정거리 등등. 이웃 사랑이나 세상 구할 생각은 거의 없다. 내가 나쁜 인간인가?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도록 진화되었다는 모 학자의 말에 위안을 얻는다.

“우리 조상님들이 저만치 바위 뒤에 부스럭 소리가 나면 사랑하는 아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 보다는 나를 노리는 야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부정적?) 사고를 가진 인간의 생존 확률이 높아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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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첫눈이 좀 많이 왔다. 10cm 정도? 올 겨울 추울 것이라는 예보와 좀 따뜻할 것이라는 예보가 엇갈린다. 아무리 슈퍼 컴퓨터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일기만큼은 예측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더구나 기후 변화로 날씨가 변덕이 죽 끓듯 하니 기상 예보 하시는 분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그냥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살아야겠지. 그나마 부자 나라에 사는 덕분에 아늑한 방안에서 창밖 눈 구경하며 이 타령 저 타령하는 저를 있게해주신 주님께 잠시 감사. 이것이 오늘 새벽 나의 첫 긍정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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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종종 듣는 법륜 스님의 강연을 잠시 엿들었다.

“믿음은 내 무의식의 결정이니 억지로 믿겠다고 애쓰며 스트레스 받지 마라. 차라리 못 믿을 것 믿겠다고 헛심 쓰는 것 보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성경 구절에도 믿을 수밖에 없는 좋은 말씀들이 얼마나 많은가...”

100% 공감된다. 나의 오만가지 생각에 적용해 보자.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 용써봤자 안 변할 일, 불확실한 일일랑 제쳐두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에만 집중한다. 비록 그것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오늘 오전에는 좋은 날씨 될 것이라고 하니 가까운 산길로 가서 카펫처럼 깔린 단풍 낙엽이나 실컷 밟고 오자. 다리에 힘도 생기고 기분 전환도 되고 힘센 분과 히히 호호 할 수도 있으니 돌팔매 한 번에 새 3마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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