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설

브라질에 세워진 큰 불상

Chris Jeon 2021. 8. 30. 20:22

  

  카톨릭 신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브라질에 거대한 불상이 세워졌다. 이 불상은 브라질 유명 볼거리 중 하나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보다 5M 더 크고, 앞으로 유명 관광 명소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이 밝혔다고 한다.

 

  부처님의 공덕과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것에 일부 특정 종교에 편집증을 가진 신자를 제외하고는 반대할 사람이 적을 것이다. 사실 불상도 석가모니께서 만들라고 하신 적은 없지만, 무엇인가 보이고 만져져야 느낄 수 있는 인간의 한계에서 만들어진 것임에 이를 탓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필자는, 언론에서 강조한 이루데자네이루 예수상보다 크다’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라는 말에 일종의 거부감을 느낀다.

 

  사실, 사람들은 교회의 십자가 수와 범죄율이 반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불상수와 범죄율 역시 반비례하지 않을 것이다. 카톨릭이 주 종교로 자리잡고 있는 브라질의 범죄 지수가 세계 6위라는 사실이 거대 불상만으로는 바뀔 것 같지 않다.

 

  350톤의 철과 콘크리트로 된 이 동상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인력과 돈이 투자되었을 것이다. 종교인들의 이러한 노력과 투자의 결과가 관광 명소 하나 추가에 그친다면 차라리 노숙인들을 위한 쉼터를 만드는 것에 부처님은 한 표를 던지실 것 같다.

 

  선종하신 이태석 신부님이 남수단에서 선교와 봉사 활동을 시작하실 때 주님이라면 먼저 교회를 짓는 것과 학교를 세우는 것 어느 쪽을 택하셨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으로 학교를 먼저 지었다고 한다.

 

  열심히 믿는 것 보다 제대로 믿는 것이 필요하고, 제대로 믿는 것 보다 반드시 실천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신자수와 큰 건물이 은총의 증거라고 오도하는 목회자, 믿는 머리와 실행하는 몸이 별개인 신자는 성인으로 칭송 받는 간디가, “당신은 크리스천입니까?” 라는 질문을 던진 오만한 영국 귀부인에게 한 일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나는 그리스도와 닮지 않았으므로 크리스찬이 아닙니다.”

 

  이 불상을 세운 종교단체의 순수한 의도를 폄하할 의도는 없다. 단지 이 불사를 일으킨 본래의 선한 뜻을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따라 실천할 수 있도록 계속 가르치고 스스로 모범을 보여주실 것을 기원한다.

 

2021830

브라질 거대 불상 건립 기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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