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차려준 흰 쌀밥이 먹음직스럽게 담긴 밥 그릇을 비우다가 돌을 몇 개 씹었다.
“이 밥에는 왠 돌이 이리 많나?”
아내 왈, “아무래도 돌보다는 쌀알이 더 많겠지요.”
누구 말이 더 맞을까?
얼마전 한국의 한 고위 공직자가 모처럼 내 맘에 쏙 드는 말을 했다.
“쌀밥에 돌 한 개만 있어도 돌밥이다.”
어항 속 금붕어와 같이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보여지는 고위 공직자들의 바른 자세를 당부하는 말이다.
온갖 구설수에 올라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자.
이런저런 핑계 대고, 요리조리 빠지고, 구차스러운 방법으로 자리를 지키는 공직자들.
쌀알 백 개에 돌 하나라도 그 밥은 돌밥이다.
오늘 아침 밥상에서 돌을 하나 씹었다.
“어머나 미안해요. 이빨 괜찮아요?”
“하하, 밥 짓다 보면 돌 하나쯤 들어갈 수 있지.”
입 한번 헹구고 둘이서 오손도손 다시 아침을 먹는다.
우리는 평범한 소시민이니 이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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