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간식월(肝息月)

Chris Jeon 2022. 10. 20. 08:41

 

 

 

자랑 중에 가장 무모한 자랑은?

술 실력 자랑.

 

 

한창 때 나보다 술 센 사람 없을 것 같았다.

더 마시고 덜 취하고 상대가 헤롱헤롱 하는 모습보고

속으로 “약한 모습” 하며 으스댔다.

 

 

저녁에 반주 몇 잔 하고 자고나서 보면 거실에 불이 켜진 채다.

취중에 불 끄는 것 깜박.

한창 때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

 

 

흘러가는 세월 한탄만 할까?

대책이 있어야지.

 

 

우선 1달간 간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한다.

간식월(肝息月)

너도 좀 쉬어야지.

1달 후 효과 보고 확대 내지 원상복귀 결정할거다.

 

 

그러고 보니 나이 들면 화석이 된다던데

말랑말랑한 채로 늙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평소 안 하던 짓 많이 해보는 것이라고 한다.

 

 

내게는 술 안마시는 것이 평소 안 하던 짓이다.

잘됐네.

간식월 효과가 있으면

건강도 찾고 머리도 말랑말랑해지고

일석이조.

 

 

욕심이 생긴다.

이참에 술 확 끊어 버릴까?

변하는 김에 완전 돌아버리게.

 

 

아니다.

너무 빨리 변하면 불길하다 했다.

변하더라도 천천히 변하자.

우선 한달 간식월이 목표다.

 

 

2022년 10월 어느날

나름 큰 목표 세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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