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댓글, 이런저런 생각들

Chris Jeon 2022. 10. 12. 09:55

 

 

 

20여년전 한국 갔다가 지인 결혼식 참석해서 그룹으로 온 하객들과 합석해서 식사하게 되었다. 그 그룹의 리더 되시는 분이 그룹의 이름은 ‘해바라기’고, ‘선플’ 운동을 한다고 했다. 해바라기=Sunflower=선플. ‘악플’의 반대말. 그 당시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다.

 

 

‘블로그라는 말은 웹(web)과 로그(log, 기록)를 합친 낱말로, 스스로가 가진 느낌이나 품어오던 생각, 알리고 싶은 견해나 주장 같은 것을 일기처럼 차곡차곡 적어 올리는 형식을 취한다.’(위키피디아에서 인용)

 

 

바탕에는 ①내 것을 보여주고 ②남의 것도 보고 ③communication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일단 블로그 시작하면 하면 ①,②는 충족되고 ③은 댓글과 답글로써 만족된다.

 

 

블로그 시작할 때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 블로그의 목적이 무엇인가? ‘생각 나눔’. 그래서 나는 특별한 주제가 아니면 댓글 open이다. 그러고보니 현실적인 문제가 생긴다.

 

 

댓글이 많아도, 적어도 신경 쓰인다. 많으면 댓글 다는 일이 부담될 수 있고, 적으면 생각 나눔의 의미가 퇴색된다.

 

누군가 내 글에 댓글을 달아 주셨으니 나도 상대 글에 댓글을 달아야 하겠다는 일종의 의무감.

 

댓글 달면서 상대 심기 건드리지 않도록 무난한 내용 만들고 보면 내 생각이 아닌 듯하다.

 

시간이 촉박하거나 표현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 댓글과 답글 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내 의견과 다른 댓글이 달릴 경우 나도 모르게 언짢아지고.

 

좀 내용이 있는 글에 댓글/답글 달 때 혹시 엉뚱한 내용으로 창피당할까 하는 기우 등등.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하기로 한다.

 

 

댓글은 내 생각의 씨앗이 돋을 경우만 단다. 의무감에서 인사치레로 ‘방가’하는 정도는 내키지 않는다.

 

내용은 포스팅한 글의 내용에 맞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적는다. 내가 설사 틀린 말 했다고 해도 상관 없다. 내 수준이 이정도고 내가 항상 맞을 수도 없지 않은가.

 

낯가리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서 한번 댓글 달아보고 반응이 없으면 다음 방문은 하지 않는다.  

 

내 글에 달린 댓글의 내용이 귀에 좀 거슬리거나 달라도 참는다. 생각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나랑 꼭 같은 생각만 들을 량이면 ‘생각 나눔’의 의미가 퇴색된다.

 

반면에 내가 누군가의 글에 댓글 달 경우에는, 하고 싶으면 고언(苦言)이라고 보여지는 댓글도 단다. 가식적인 내용보다는 솔직한 내 생각이 더 귀할 것 같다.

 

이곳저곳 달리는 복사 댓글은 무시하고, 고약한 내용의 댓글은 삭제하고 신경 안 쓴다. 걸려들면 나만 피곤해 진다.

 

답글은 가능한 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것이 예의일 것 같다. 나중에 정 내 힘에 부치면 그때는 다시 생각해 보겠다.

 

 

친구 많으면 좋지만 그렇다고 좋은 친구 내 맘대로 못 고른다. 내게 좋은 친구라고 남에게도 좋은 친구 되란 법이 없고 그 반대도 성립된다. 그저 나랑 편하게 생각 주고 받을 수 있는 블벗 몇이면 족하다. 아주 없어도 할 수 없다. 서두에서 말한 ①과 ②의 욕구만 충족돼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어차피 내 일기다.

 

 

댓글이든 답글이든 글쓰기의 연장이고, 내가 좋아서 쓰는 글이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만 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 같다. 결국 ‘선플’, ‘착한 댓글’이 포인트다. 내가 좋은 의도를 갖고 달면 되고, 그 방법이나 형식은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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