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낙서

낙서 22: 들숨날숨

Chris Jeon 2022. 9. 15. 04:25

 

 

 

가을비다. 촉촉하게 내린다.

다니는 사람 없는 동네 길 나무 이파리가 조금씩 노랗게 변했다.

별 할 일 없어서 숨 한번 크게 쉬고 다시 집으로 들어온다.

 

 

숨 들이마시기만 하고 내뱉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숨 막혀 죽겠지. 그럼 내쉬기만 하면?

 

 

마시고 뱉어야 한다.

들어옴이 있으면 버리는 것이 있어야 하고

가진 것이 있으면 주는 것이 따라야 하는 이치다.

 

 

그런데 자꾸 비우라고 한다.

완전히 텅 빈 상태가 도의 경지라고 한다.

 

 

우주 공간의 95%가 우리가 뭔지 모르는 물질과 에너지로 채워져 있다던데.

아무것도 없이 비워진 것이 가능할까…

 

 

텅 빈 것 역시 ‘空’이라는 것으로 채워졌다고 하면

궤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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