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일상

새해 결심 2 : Better than nothing

Chris Jeon 2021. 12. 4. 00:39

 

 

‘고해성사’ 할 때 찔리는 것이, 매년 내 죄가 대동소이 하다는 것이다. 죄 사함 받고 다시 죄 짓지 않겠다고 했는데, 매번 같은 죄를 짓고 산다. 얍삽한 꾀가 든다. 배우자의 죄는 대충 비슷하다. 종일 얼굴 맞대고 아웅다웅하니 짓는 죄도 비슷할 터, 고해성사실에 배우자 다음 차례로 들어가서 “조금전과 이하동문입니다”하면 시간 절약할 수 있겠다.  아~ 죄 하나 더 지었다.  

 

새해를 맞이하면 결심한다. 올해는 ~을 꼭 하겠다고. 새해 Resolution이다. 시간은 한결같이 흐르지만 인간이 잘라 놓은 토막의 시작에 서서, 지난해 못 이룬 것을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면서 올해는 뭔가를 꼭 이루고 말겠다는 굳은 전의를 다진다. 그러나 사람이 잘 바뀌던가? 십중팔구 작심삼일로 년초의 결심은 슬며시 폐기되고 내년 Resolution은 올해와 비슷해진다.

 

결심대로 잘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헬스클럽에서 일하는 지인이, 매년 1~2월이 가장 바쁘고, 이후 고객수가 감소하다가 5~6월 약간 증가하고, 여름철부터는 확 줄어 든다고 한다. 5~6월 증가하는 이유는 여름철 해변에서 아름다운 몸매 뽐내기 위해서 등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결심했으면 몸이 따라줘야 하는데 왜 잘 안될까? 그동안 배우고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것을 적는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것을 결심한다. WANT와 LIKE의 차이. 해야 할 것 같아 하는 피동적 WANT가 아닌,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능동적 LIKE에 따른 결심이 필요하다. 무식하다는 소리 듣기 싫어 1년 책 50권 읽는다는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여행에서 더 많이 보고 느끼기 위해서 여행 전 해당 지역 기행문을 꼭 읽고 떠난다는 목표가 더 달성되기 쉽고 현실적으로 알차다. 좋아하는 것을 달성해서 기쁨을 느끼게 되면 다음에는 조금 더 어려운 것도 결심하고 달성할 수 있는 경험과 훈련이 된다.

 

긍정적 목표문를 작성한다. ~하지 않는다가 아닌 ~한다는 형태의 긍정문이 부정문보다 자기암시 효과가 크다. “나는 포식하지 않는다” 보다는 “나는 소식한다” 라는 긍정문이 무의식 세계를 더 적극적으로 만든다.

 

현재형의 문장으로 만든다. ‘~하겠다’는 항상 미래형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현재다. ‘~한다’로 바꿔야 한다. “하루 1시간 운동하겠다” 가 아닌, “하루 1시간 운동한다” 로 해야 나의 무의식은 주인이 하루 1시간 운동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그것에 따른 필요 조치를 시작할 것이다.

 

이룰 수 있는 것, 구체적인 것, 측정가능한 것, 타임 테이블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목표를 선정해야 실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한다” 는 내가 관리할 수 없고 추상적이며 측정 불가함과 동시에 시간 계획도 없다. “매주 월, 수, 금요일 기상과 동시에 30분 스트레칭을 한다” 와 같은 예는 위의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RESOLUTION이 된다.

 

바늘 끝에 얼음이 깨진다. 나를 더 낫게 만드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자. 작은 변화가 이루어지면 큰 변화는 그 뒤를 따라서 온다. 이루기 힘든 큰 목표를 단박 이루기 위해 씨름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작은 것들을 이루어 얻는 즐거움으로 나를 계속 나가게 하는 에너지를 만든다.

 

시각화 시킨다. 목표 달성후의 나의 변한 모습을 머리속에 그린다. 실제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리는 솜씨는 별개다. 내가 머리속에 생각한 것을 시각화 시키는데 의미가 있다. 내가 정한 목표를 항상 볼 수 있는 곳에 걸어 둔다. 그림도 같이 걸어 두면 더 효과적이다.

 

주위에 알리고 자신에게 줄 보상 계획을 세운다. 주변 사람이 내 결심을 알고 있으면 응원군이 될 수 있고 내가 게을러질 때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족들에게 먼저 알리고 가까운 친구에게도 알린다. 그리고 중간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할 때 마다 자신에게 보상을 한다. 사탕 한 개도 좋고 와인 한 잔도 좋다. 목표 달성의 기쁨을 현실화시키면 다음 목표가 기다려진다.

 

‘Better than nothing, 없는 것 보다는 낫다.’ 결심이 무너져도 좋다.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3일간은 이룬 것이다. 새해만 시간이든가.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그고 사는 것인데, 3일마다 좋은 결심을 하는 것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2021.12월

새해 결심에 대해 배우고 생각해본 것을 정리하다

'단상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있다  (0) 2021.12.26
호사를 부려보자  (0) 2021.12.08
새해 결심 1 : 오발 명중  (0) 2021.12.01
시간에 금 긋기  (0) 2021.11.29
직장 명언  (0) 202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