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

오늘 일기

밤새 폭설이 내렸다. 이른 새벽 밖을 내다보니 뒤뜰 나무들이 눈 이불 덮고 아직 깊은 잠속이다. 바다 건너편 나라는 완연한 봄. 온갖 꽃망울들이 툭툭 터진다던데 좁은 것 같으면서도 넓은 지구. 눈 쌓인 담장위에 무엇인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움직임이 거의 없는 너구리 한 마리. 병든 놈이다. 지난해 봄에도 한 녀석이 우리집 뜰에서 생을 마감했지. 내 집이 그들에게는 명당인가 보다. 전염성 있는 병이라 시청 담당 부서에 전화하니 금방 담당자가 왔다. 전문가는 다르네. 서둘지 않고 “하이 친구” 하며 구슬리더니 답삭 올가미 걸고 틀에 넣고 나간다. 편히 보내주는 것이 맞지만 좀 미안하기도 하고 안스러워서 담겨 나가는 녀석 뒷모습 보고 성호 그어줬다. 눈 왔으니 이제 치워야지. 얼기전에 길 안 트면 나중에 엄..

단상/일상 2023.03.06

어느날 일기

내일 토요일 산행 클럽 모임 있는 날. 작년 11월부터 거의 참석 못했는데 좀 미안해서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기상 예보 영하 13도~ 영하 4도로 춥다. 출발지까지 집에서 70Km 인데, 이제 눈길 운전은 좀 부담스럽다. 마누라 의중을 떠 보니 나랑 비슷함을 확인. 대안을 찾자. 집에서 6km 거리에 있는 트레일, 아기자기한 경관에 눈이 쌓여 있어도 걷기에 부담 없는 코스. 지인에게 번개 미팅 제안. 그들 부부도 같은 산행 클럽 멤버인데 나랑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의기 투합. 산행은 땡땡이치고, 내일 아침에 내가 제안한 그 트레일 출발지에서 만나서 같이 걷기로 약속. 요즘 가게 접고 조금 의기소침해 있는 대학 후배에게도 전화해서 join 약속 받음. 팀으로 딱 걷기 좋은 3쌍 6명 확..

단상/일상 202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