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청소하는 날. 한참을 벼르다 하는 것이다. 2인 1조를 진행되는 것이니까 날 잡기도 힘들다. 그저께는 아내가 귀찮았고 어제는 내가 게을렀고, 오늘은 죽이 맞았다. 음식 꺼내고 재 분류하는 일은 아내가, 서랍 분해 및 청소는 내가. 내 일이 더 많고 힘든 것 같다. 다 꺼내 놓고 보니 참 많다. 뭘 이렇게 많이 사다 놓고 먹었나? 버릴 것도 있다. 유효기간 지난 것. 왜 이런 것을 넣어 두었나 할 정도의 것들. 내가 좋아하는 모 아이스크림 bar는 냉장고 구석에 숨어 있다가 물 주머니가 돼서 나온다. 양심에 가책이 온다. 세계 기아 운운하며 글 쓴 것이 조금 민망해진다. 청소 다 끝내고 엄선된 품목만 다시 제자리에 챙겨 넣는다. 꺼낼 때 냉장고가 거의 가득 차 있었는데 다시 넣고 보니 절반 정도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