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에 첫눈이 내렸다.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첫눈임을 인정하는 기준이 있다고는 하지만 내 눈으로 부실부실 내리는 눈을 보았기에 내게는 첫눈이 맞다. 무엇이든 ‘첫’ 이라는 것은 설렘을 준다. ‘첫눈’ ‘첫사랑’, ‘첫출근’ … 그럼 ‘첫죽음’은? 설레지도 않지만 용어 자체가 어색하다. ‘첫’이란 단어를 썼지만 사실은 처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전부터 겨울이 시작되면 눈이 내렸고, 사랑이란 의미도 이미 알고 있었다. 익숙했던 것 다시 보니 반갑고, 말로만 듣던 것 내가 해보니 좋더라. 이번 겨울만 눈 오고 다음부터는 눈이 안온다면? 사랑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면? 설레는 느낌이 달라질 것 같다. 결국 내게 익숙한 것이고, 이번이 처음이지만 다시 내게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니까 ‘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