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른스러운 아이를 대할 때면 안스럽기도 하고 솔직한 심정으로 친근함이 덜 느껴진다. 어떤 이유에서 든 하고 싶은 이야기, 행동을 마음 속에 감추고 아닌 척 하는 것은 어른이 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아버님”하며 큰 절부터 올리는 자식 보다 “아빠”하고 달려와서 덥석 안기는 딸이 더 예쁘다.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하느님은 우리의 아버지시다. 아버지가 계시는 교회에서 느끼는 나의 감정은 덥석 안길 수 있는 아빠가 아닌 봉당 위에 높이 올라앉아 계시는 아버님 같다. 행동거지를 조신하게, 조심조심하고 말도 소근소근 한다. 성가대의 노래도 장엄하고 느리다. 모두 이 죄인을 용서해 달라고 간절히 청한다. 부모의 눈으로 볼 때 잘못 안하고 자라는 자식이 있던가? 그렇다고 그 때마다 이 죄인을 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