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보면 대체적으로 좋은 사람이다. 비교적 합리적인 사고를 갖고 있고 상식선에서 행동하고 도덕적으로 크게 문제된 경우가 없다. 평상의 삶에서는 그렇다. 나는 행운아다. 지금껏 진정 생사의 갈림길에 서거나 죽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 절박한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다. 만약 그런 상황에 처해도 지금과 같은 품위가 유지될까? 평소의 삶과 크게 달랐던 상황에 처했던 경우가 있었나 생각해 보니 한가지 있다. 그 때 내 머리속에 순간적으로 떠올랐던 생각을 적어 본다. 오래전, 여름철 남해 무인도 갯바위로 직장 동료 한 명과 같이 낚시 갔다. 선장은 우리를 내려주고 저녁 무렵 픽업하러 온다고 돌아갔고,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바위 섬에는 우리 둘 뿐이었다. 낚시 중 동료가 낚시대를 놓쳐 그만 수면으로부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