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밖을 보면 외롭고 밖에서 섬을 보면 그립다. 이민와서 십여년 섬에서 살아봤고 지금은 대도시에서 5년째 살고 있다. 내가 살았던 섬은 남한 면적의 1/3쯤 되는 큰 섬이지만, 가끔씩 답답함을 느꼈다. 섬 한 켠 해변에 앉아 건너편 흐릿하게 보이는 육지를 보면, 섬이라는 단어가 주는 외로움이 덮쳐온다. 고구마처럼 길쭉한 모습에, 그래서 남북으로 놓인 고속도로가 500km 가까이 거리가 나오는 섬이지만, 차 타고 휭 떠날 때는, 130여킬로 가면 해안선에 닿는 남쪽보다는 300km 넘게 달려야 바다에 막히는 북쪽으로만 갔다. 그래야 가슴이 좀 터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딜가나 한국 식당이 보이고 한국말이 영어보다 더 자주 들리는 동네에 살고 있어 무지 편하다. “오늘 소주 한잔 할래?” 번개 미팅 카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