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글이 변하고 있다. 사냥도 시들해졌고. 시끄러운 소리내는 상자속에서 인간들이 던져주는 고기만 받아 먹어도 배고프지 않다. 암컷들이 힘 들다고 새끼도 잘 안 낳는다. 아니, 아예 수컷의 구애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정글에 얼마나 재미있는 일이 많은데 귀찮게시리~” 사자들, 특히 늙은 숫사자들이 당황스럽다. 왕년에 바위 언덕에 올라 어헝~ 고함만 한번 지르면 “킹 오빠” 하면서 암컷 여럿이 환호했었는데. 지금은 지들끼리 잘 놀고 우릴 쳐다보지도 않는다. 가끔씩 심심해서 슬쩍 다가가 발로 툭 치면 갸르릉~ 하고 쫒아버린다. 할 수 없이 수컷끼리 모여서 색 바랜 갈기 바람에 날리며 신세 한탄한다. “나 왕년에 암컷 여럿 거느렸지.” “나는 저 멀리까지 내 영토였어.” 킁 킁. 어헝 소리가 잘 안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