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말이 사라진다면?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할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시키는 수단 중 가장 확실하고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이 말이기 때문이다. “말은 마음의 초상(肖像)이다” 16세기 폴란드의 소설가 미콜라이 레이가 한 말이다. 사람마다 구사하는 말이 다르고, 변하기도 하고, 유행도 탄다. 개인의 말하는 습관과 그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말을 보면 그 내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범위를 좁혀 우리 주변에서 관찰되는 형태 중 염려스러운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강해지고 거칠어진다. ‘조심’이 ‘쪼심’로 발음되고, ‘부순다’면 충분한데 굳이 ‘까부순다’를 써야 직성이 풀린다. 부대끼며 사는 이들의 격해진 감정을 엿보는 것 같다. 단축형 문장의 유행. ‘방가’가 대표적이다. 통신 용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