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깼다. 잠시 죽었다 살아난 기분. 금방 다시 죽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신문을 본다. 29살 꽃다운 나이 여성이 갑자기 뇌사 상태가 돼서 100여명에게 장기기증하고 저 세상으로 갔다는 기사를 봤다. 사랑했던 이를 떠나 보낸 사람들이 무덤 앞에 꽃을 두고 그리워 한다. 살아 생전 곱던 모습, 장한 모습, 다정했던 모습. 그리움에 감동 받아 죽은 자가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서서 나온다면? 끔찍하다. 이곳에서 첫 의료보험증 받을 때 장기기증 서약했다. 사체도 해부용으로 기증할 의사를 묻는 난에는 동의 표시하지 않았고. 죽었지만 발가벗겨 이리저리 잘리기 싫더라. 자는 동안 나는 뭐했나? 모르겠다. 그냥 잤다. 내가 죽으면 내 몸은 어떻게 될까? 벌레 밥이 되고 훌륭한 비료가 될 수도 있겠지. 며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