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좀 비싼 듯한 연주회 티켓 끊어서 눈 호강, 귀 호강 한다. 내 의지가 아니고 내 옆 힘센 분 뜻에 따른 것이다. 좀 우아해지려면 흥미 없어도 이런 것 들어봐야 한다고. 평소 안 하던 짓도 해봐야 유연해 진다고 내가 주장했던 터이니 반론의 여지가 없어 따라 나서지만, 연주를 감상하다가 문득 어처구니 없어 보이는 생각도 든다. 저 많은 단원 중 어느 한사람이 실제로는 연주 안하고 하는 척만해도 모르겠구나. 각자 악보대로 정확히 연주하면 될 텐데 왜 지휘자는 저렇게 열심히 팔을 휘젓고 있지? 음악에 대해 거의 문외한이니까 가능한 의문인줄 이해하실 것이다. 실제 이런 질문을 아내에게 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좀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지휘자는 단원 한사람의 순간적인 삑사리를 알아채는 것은 물론 자기..